지은이= 곽말약옮긴이=김승일출판사=범우사문고 이런 류의 글을 뭐라고 해야 할까?정말이지 딱히 붙일 말이 없는 걸 보면 소품小品>이란 말이 가장 적확한 표현인 것 같다.곽말약은 사천의 낙산 사람으로 사학, 문학에서뿐만이 아니라 정치 방면에서도 넓게 활동했던 인물이다. 역사소품>은 그가 쓴 역사물 중에 하나인데 여덟 편 모두 역사적 배경을 소재로 하고 있는 일종의 팩션이다. 따라서 당연히 문학작품으로 읽혀야 한다. 곽말약은 이런 장르에 대한 자기의 의견을 다음과 같이 피력했다. “작가란 후에 만들어진 역사적 사실에 쫓기지 말고 자유롭게 역사를 보지 않으면 안 된다. 그러나 이러한 자유라는 것은 전통적인 견해로부터의 자유이며 역사적 사실에 대해서는 과학적인 연구를 통해 그 방면의 권위자가 될 정도로 지식을 ..
지은이=박노자출판사=한겨레 -지극히 객관적인 잣대로 본 우리들의 부끄러운 자화상. 내가 박노자의 이름을 처음 들은 건 아마도 2002년 초입이었던 같다..러시아 이름이 ““블라디미르 티호노프”인 그는 한국의 매력에 푹 빠져 한국사람이 된 이른바 귀화인이었다. 당시 그는 방송이며 신문이며 각종 매스컴을 통해 한국사회의 병폐를 꼬집고 우리도 몰랐던 우리의 모습을 신랄하게 지적하곤 했는데 티브이나 여타의 매체를 통해 외국인의 눈을 통해 본 한국의 모습 운운하는 것을 많이 봐왔던 나로서는 그다지 흥미를 갖지 못했다.그러다가 지인들의 입에서 박노자라는 이름을 자주 듣게 되고 또 누군가의 집에서 그가 쓴 당신들의 대한민국>을 처음 보고 몇 페이지 넘겼던 기억이 있다. 정독이 아닌 그저 둘러보기 정도로 본 그때의..
지은이= 조영래출판사=돌베개 들은 것과 아는 것, 본 것과 읽은 것의 차이 전태일 평전을 처음 읽었을 때를 기억한다.그 기억은 아이러니하게도 읽었다고 착각했던 미몽에서 깨어났을 때였다.지금 내 손엔 먼지를 뽀얗게 뒤집어쓴 ‘전태일 평전’ 이 쥐어져 있다.서재를 정리하다가 보면 대개 출간 10년이 지난 책들은 특별한 소장할 이유가 있는 걸 빼고는 남을 주거나 도서관에 보내거나, 쓸만한 상태가 아닌 건 분리수거에 버린다. 그런데 2001년에 개정판으로 나온 이 책을 아직도 갖고 있다.(내가 이 책을 처음 동아리 방에서 접한 판본이 1983년판 즈음이었을 것) 이십여 년이 지났는데 말이다. 책은 2001년에 구입했지만 실제로 읽었던 것은 아마도 2,3년 후였을 것이다. 보통 책을 한 번에 여러 권씩 구입하는 ..
지은이=에이미 추아출판사=민음사 아이에게 무엇을 강요하거나 억압하는 행위는 비록 아이를 위해서라는 명분이 있더라도 엄연한 폭력이다.부모가 아이의 생사여탈권을 쥐고 있기 때문이다.강압적인 부모 앞에서 아이들은 부모의 명령을 거부한 대가로 사랑이 철회될까 봐 잔뜩 움츠려 든다.사랑의 철회는 자신의 생사여탈권이 없는 아이들에게 가장 무서운 협박이 된다.결국 아이들은 사랑 받기 위해부모의 뜻을 자신의 것인양 내면화시키고는 그들이 준 미션을 묵묵히 수행한다.이런 과정에서 아이가 느끼는 무력감은 청소년기 이후의 대인 관계는 물론이고 인생 전반을 지배한다.권위에 대한 무조건적인 복종,즉 자유에서의 도피로 인한 자존감 상실과 자아효능감 결핍은 비록 커다란 사회적 성취를 이뤘다 하더라도온전한 만족을 느끼지 못하게..
지은이=김선인출판사=한숨 한 남자가 화장실 안에서 손을 씻고 또 씻고 있다.그 남자의 동료들은 이미 식당에서 점심을 거의 다 먹어가고 있고 그 옆 빈자리에 뚝배기 해장국이 이미 열기를 잃고 쪼그라들고 있다.동료들은 손목시계를 보며 주인을 무작정 기다리며 식어가고 있는 뚝배기를 본다.그 시간 화장실에서 여전히 손을 씻고 있는 그 남자. 남자는. 괴로워 보였다..거퍼거퍼 손을 씻는 남자.. 입으론.. 무슨 숫자들을 세고 있었다. 들어보니.서른셋이었다. 이어 또 손을 씻으며 서른넷! 을 나지막이 외치는 남자.이때 참다못한 동료가 들어섰다.. “이봐..“ 김대리? 뭐 하는 거야?!”..마치 무슨 잘못이라도 한 모양 놀라는 남자!.. “알았어!.. “ 나가 지금”동료는 이미 그런 그 남자 김대리를 몇 번 봐왔던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