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아있는 죽음 강박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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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은이=김선인

출판사=한숨

살아있는 죽음 강박증

 

한 남자가 화장실 안에서 손을 씻고 또 씻고 있다.

그 남자의 동료들은 이미 식당에서 점심을 거의 다 먹어가고 있고

그 옆 빈자리에 뚝배기 해장국이 이미 열기를 잃고 쪼그라들고 있다.

동료들은 손목시계를 보며 주인을 무작정 기다리며 식어가고 있는 뚝배기를 본다.

그 시간 화장실에서 여전히 손을 씻고 있는 그 남자. 남자는. 괴로워 보였다..

거퍼거퍼 손을 씻는 남자..

입으론..

무슨 숫자들을 세고 있었다. 들어보니.

서른셋이었다. 이어 또 손을 씻으며 서른넷! 을 나지막이 외치는 남자.

이때 참다못한 동료가 들어섰다.. “이봐..“ 김대리? 뭐 하는 거야?!”..

마치 무슨 잘못이라도 한 모양 놀라는 남자!.. “알았어!.. “ 나가 지금

동료는 이미 그런 그 남자 김대리를 몇 번 봐왔던 터다. “대체.“ 왜 그렇게

손을 씻어?”김대리는 아냐하면서 또 손을 씻는다.. 동료는..동료는 “김대리

혹시 결벽증 아냐?”묻자,그남자 ““상관 말고 나가라니까!”하고 소리친다.

 

그 후 그 남자는 병원을 찾는다. 사실 병원을 찾기까지 많은 고민과 망설임이 있었다.

스스로 정상이 아니라는 것을 인정하기 싫어서이기도 했지만 이후 치료과정에 대한 정보가 거의 

없었기에 두려움부터 앞섰다. 내가 미쳐가는 건가., 이러다 정말 미치는 거 아니야, 하는 생각에  사로잡히면

터널 속에 갇혀 벗어나지 못할 거라는 두려움도 있었다. 하지만 남자는 자신을 구하고 싶었다. 

그는 결국  강박장애라는 진단을 받는다.

서른셋의 이 남자는 강박증, 강박행동. 강박장애를, 강박행동. 모두 가지고 있는 불쌍한 남자다.

청소년기에 발병했고 십여 년간을 혼자 괴로운 생활을 해왔다고 한다.

처음에는 단순히 전염병에 걸릴까 걱정해서 핸드워싱을 했다. 이른바 오염강박이었다.

그런데 어느 날부터 특정 숫자에 대한 거부감이 들면서 즉, 4자에,4 대한 이상 터부가 생겼고

그것은 4자에 끝나지 않고 다른 숫자들까지 번져 나갔다.

가령 1은 결혼 못한 그가 싱글로 살까 두려워서 싫어하는 숫자가 됐고

2는 승진 앞두고 시험을 두 번 치를까 봐 싫어했으며

3은 청소년기에 들었던 음란한 말에 관련돼 있어 터부시 했으며

5는 언젠가 본 포르노에서 여자들이 오이를 사용하는 것을 보고 엉뚱하게 오이가 떠올라 싫어하게 됐다는 식이다.

그래서 그런 것들이 자기와 관련 있다고 생각하면 자기 일이 꼬일 것 같고

잘 안 풀릴 거 같다는 불안함이 심각한 상태였다.

즉, 이 남자는.

그래서 그 숫자를 피하고, 다시, 또 불합리한 행동을 하게 되고..

이 남자도 자기가 얼마나 불합리한 생각을 하고 있는지 너무나 잘 안다고 했다.

그래도 도무지 컨트롤이 안 되는 것이 이 남자의 병이다.

 

우리는 얼마나 우리 스스로를 컨트롤할 수 있을까..

이 책은 정신병리학적으로 다소 전문적인 내용을 담고 있지만 그렇게 난해하지는 않다.

강박증은 정도의 차이는 있겠지만 누구나 조금 썩은 가지고 있는 것이다.

가령 시험 전 날 미역국을 절대 안 먹는다든가,

시험 하루 전에 꼭 찹쌀떡을 먹어야 안심이 된다든가,

운동선수가 머리를 감거나 면도를 하면 시합에 어떤 영향을 미쳐 안 한다던가 하는 것들이다.

위에 열거한 내용들은 일반적으로 그다지 큰 괴로움을 동반하지 않는다.

그리고 그러한 생각들은 지속적이지 않으며 시험이나, 시합이, 끝나면 곧바로 해소된다.

그러나 김대리가 겪고 있는 괴로움은 그 어떤 상태가 와도 쉽게 해소되지 않는다.

따라서 김대리는 저항이 거세면 거세질수록 강박증은 김대리를 더욱

괴롭히고 있는 것이다. 김대리는. 너무나 괴로운 나머지 자살충동까지 일었다고 한다.

대체 무엇이 김대리를 이렇게 만들었나?..

강박증은 자신과의 싸움이라고 한다.

끊임없이 도전해 오는 망상, 불안, 그리고,불안, 그러한 것들을 해소하기 위한 강박행동을 강요하며 사람을 괴롭힌다.

정신적으로 건강한 사람들은 이해하지 못한다. 아무것도. 없는 것을 가지고 왜

저러는가?..

강박증의 원인으로 지적되는 기질적 요소는 뇌신경전달 물질인 세레토닌의 감소로 지적되고 있다.

따라서 신약개발의 목표는 뚜렷해졌으며 노력의 결과 클로로프로민이라는 약이 개발되었으나

효과만큼 사이드 에펙트가 심해 환자들이 많은 육체적 고통을 감수해야 한다는 단점이 있다.

최근에는 여러 가지 신약들이 개발되어 임상에 사용되고 있다 한다.

강박증 환자들의 뇌단층 촬영에서 전두엽이 지나치게 활성화돼 있는 경우 역시 볼 수 있으나

이러한 기질적 문제가 그 원인이라 단정할 순 없다.

프로이트가 지적했듯이 항문기에 있어 지나치게 엄격한 배설교육이 강박적 인간을 만들 수 있다는 것이

설득력을 얻고 있으며 이에 따라 심리적 요인 역시 크다는 것 역시 학계의 정설이다.

따라서 강박증은 의사의 치료 못지않게 환자 자신이 스스로를 치유해야겠다는 의지가 중요하다.

강박증은 자기와의 싸움이란 얘기다.

한 번뿐인 인생을 생각하면, 강박증, 환자들이 불쌍해진다,

소중한 인생을 실체도 없는 망상에 매달려 시간낭비는 물론 자신의 모든 에너지를 낭비하며 살 수는 없지 않은가.

새삼 인간이란 존재가 불완전하다는 것을 실감한다.

주변에 강박증환자가 있다면 절대 하지 말아야 할 말이 있다.

"넌 왜 그모양이냐" " 넌 정상이 아니야"

이런 식의 비난은 아무런 도움도 안 될뿐더러 오히려 치료의 기회를 뺏기 때문이다..

그보다는 그가 두려워하는 것에 본인이 노출되는 것을 보여줌으로써 괜찮다는 걸

보여주는 쪽 훨씬 낫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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